만화를 잘 그리고 싶다면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일이든 시작을 했으면 매듭을 짓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때가 많다. 정 잘못 선택한 일이라면 중간에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겠지만, 계속 하겠다고 마음 먹은 이상 힘들어도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 좋다.

웹툰 작가를 준비한다면 그림이나 스토리, 연출을 연습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그걸 다 떠나서 우선 작품을 끝까지 완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웹툰 제작에는 기본적인 그림 실력과 스토리 구상 능력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연습만 많이 하고 정작 이야기를 완성하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자신이 웹툰 작업에 적합한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정식 연재를 시작하면 보통 1주일에 한 편은 업로드 해야 한다. 만약 연재 전에 완성한 세이브 파일이 떨어지면 그때부터는 정말 1주일에 한 편 한 편 그려야 하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연습 단계라면 작품 완성을 통해서 자신의 그림 완성 속도와 컷 연출, 스토리 흐름, 인물 대사 등은 적절한지 파악해야 나중에 연재를 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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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도전 연재를 했던 개인 이야기를 잠시 해보자면 연재 기간에 비해 항상 그림에 손이 많이 가는 문제가 있었다. 스스로 정한 연재 주기가 2주에 한 편 업로드였음에도 시간을 맞추지 못해서 세이브 파일을 다 썼다가 결국 연재 주기를 늘려야 했다. 만약 정식 연재였다면 불성실하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을 것 같다.

타고난 실력이 좋거나 운이 좋은 사람이라면 처음 만든 작품으로 정식 계약까지 가는 일도 있기는 있다. 하지만 그럴 확률이 낮다 보니, ‘첫 작품 = 데뷔’와 같은 생각은 버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좋다. 대신 끝까지 완성하면서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훨씬 편할 것이다.

실제로 작품 완성은 막연히 그림 연습이나 스토리 구상만 하는 것보다 여러 방면으로 도움 된다. 예를 들면 글쓴이는 도전 연재를 통해 같은 사람의 얼굴을 다양한 각도에서 잘 그리지 못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만약 웹툰을 만드는 대신 캐릭터의 전신 그리기만 연습했다면 알지 못했을 것 같다. (제한된 시간 안에 그려야 해서 더 잘 알게 되었다고 본다)

캐릭터의 얼굴 말고도 스토리 진행과 컷 연출, 채색, 특수 효과, 대사처럼 만화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요소에서 스스로 장단점이 무엇인지 짚어봤다고 할까.

평소 고민을 많이 하는 것은 좋은 자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민과 연습장 연습으로만 끝나서는 웹툰을 완성할 수 없고, 막상 연재 제안이 들어와도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

쉽게 예를 들면 프롤로그나 초반 2, 3편 정도까지는 강한 첫인상과 시선집중을 위해 그림에 힘을 주는 작품이 많다. 하지만 과연 자신은 이렇게 정교하고 밀도가 높은 그림체로 계속 연재를 진행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경험이 없다면 순수하게 많이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그림에도 힘 주고 컷 수도 늘리기 쉽겠지만, 나중에 힘들어져서 작품 퀄리티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전에 웹툰을 완성해 본 경험이 있다면 그림의 정교함이나 컷 조절은 수월할 것이다. 마치 작품 전체를 바라보면서 구상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긴 것과도 같은 느낌이랄까. 다른 예를 들면 장거리 달리기에서 처음에 바로 스퍼트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 거리를 생각해서 호흡과 속도를 조절하는 것과도 같다.

추가로 완성한 웹툰으로 계약이 안되었다고 해도 나중에 포트폴리오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플랫폼에서의 계약은 예비 작가가 도전 만화에 올렸거나 공모전에 입상한 작품으로 바로 진행할 수도 있지만, 장르나 스토리를 협의해서 아예 새 작품을 만드는 때도 많다. 이때 전에 완성한 작품이 하나라도 있다면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결론을 정리하면 작품 완성을 통해 스스로에 관해 알 수 있고 나중에 포트폴리오로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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