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시장이 커지면서 지금도 실로 대단히 많은 작품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왠지 비슷해 보이는 작품도 많아져서 이제는 썸네일이나 제목만 봐도 무슨 스토리가 나올지 예상 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예를 들면 판타지·액션 장르에서 회귀물을 다루는 내용이 참 흔해졌다고 느낀다.
‘전생에 ~였다가 이 세계에 환생하니~’ 라는 느낌의 작품이 그러한데 대개 환생한 주인공이 엄청나게 활약하는 먼치킨류가 많다. (먼치킨 Munchkin: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난쟁이 이름이지만, 나중에 뜻이 변해 온라인 게임 등에서 주변 플레이어와 협력하지 않고 혼자 모든 걸 해결하는 유저를 말함)
판타지 뿐만 아니라 학원물, 로맨스 같은 장르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일 텐데 웹툰을 많이 보는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이런 작품은 개인 단위보다는 주로 웹툰 스튜디오에서 팀으로 제작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선 스토리가 탄탄한 원작 소설을 도입할 때가 많고, 여기에 작업 인원이 많다 보니 작화도 화려해서 작품의 완성도가 높은 특징이 있다.

그럼에도 플랫폼마다 비슷해 보이는 작품이 계속 나오는 건 스튜디오 운영과 웹툰 제작에는 자본이라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개인이라면 작품 계약에 실패하거나, 연재 후 인기가 없다고 해도 리스크는 작은 편이다. 하지만 스튜디오는 자본을 들여 운영하는 만큼, 작품 흥행(매출)에 실패할 경우 그 리스크가 커지기 쉬운 구조이다.
그래서 아무도 하지 않는 장르나 새로운 스토리와 아이디어로 창의성을 살린 모험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대신 인기 원작 소설을 웹툰화하거나, 지금 유행하는 장르물을 따라가면 일정한 독자 수를 예상할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웹툰의 개성이 중요한 이유
웹툰이 본격적으로 산업화하기 전인 2010년 전후에 연재된 작품들을 보면 지금 기준으로 작화나 스토리에 아쉬운 점이 많다. 하지만 작품마다 뚜렷하게 드러난 개성이 좋아서 웹툰을 즐겨봤던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반대로 요즘에는 스튜디오에서 만드는 작품도 많아지면서 스토리나 작화의 퀄리티는 높아도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작품이 많이 보이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 작가 지망생이라면 앞으로 개성을 잘 살려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개성이라고 한다면 자신만 아는 난해한 작품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에서 독창성을 살리는 것을 말한다.
개인 단위 작업으로 스튜디오 작품과 똑같은 수준의 웹툰을 완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지 모르겠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개인 작가는 개인으로써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일정한 작품 수준을 만족하면서 창의성과 개성을 잘 살린다면, 비슷한 작품이 많이 보이는 요즘 오히려 더 주목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