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나 그림에 인물을 그린다면 인체 비율을 잘 맞추는 것은 소홀히 할 수 없다. 독자는 캐릭터의 자세나 움직임을 보고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데 만약 비율이 어색하면 독자도 작품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예로 현실 배경의 웹툰이라면 등장 캐릭터들도 현실적인 인체 비율을 하고 있어야지, 키가 커 보인다고 10등신, 12등신으로 그리면 안된다는 뜻이다.
현실 인체 비율을 잘 그리려면 그런 그림을 많이 그려보는 것이 도움 된다. 연습할 때는 혼자 생각해서 그려도 되겠지만, 왠지 어색하다면 평소 좋아하는 게임과 만화 캐릭터 그림을 따라 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때 인물이 정면으로 서 있는 자세만 그리지 말고 옆모습이나 뒷모습, 측면도 꾸준히 그려야 발전할 수 있다.
다만 완성된 캐릭터는 원작자의 개성에 따라 인체가 왜곡된 경우도 많아서 정확한 인체 비율을 알기 어려울 수도 있다. 대신 그림이 아닌 사진으로 연습하면 인체에 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나중에 캐릭터를 창조할 때도 기본 바탕이 될 수 있다. 취향에 따라 디지털 드로잉도 상관 없겠는데 이번 글에서는 손 그림으로 연습하는 방법을 정리하였다.
1. 재료 준비하기

연습을 위한 재료로 먼저 적당한 인물 사진을 준비하면 되는데, 이왕이면 전신이 나오면서도 움직임이 있는 모습이 좋다. 그리고 인물의 성별이나 연령, 스타일, 동작도 매번 다른 사진을 선택하는 것도 연습에 효과적이다.
위의 사진은 온라인 무료 사진 사이트에서 찾았는데 개인적으로 잡지가 상당히 좋다고 느낀다. 잡지 속 모델은 비율과 자세, 동작이 좋고 특히 헤어나 의상, 액세서리 같은 스타일과 소품 활용도 좋아서 그림 그릴 때 참고하기 좋다. 마음에 드는 사진 준비를 마쳤다면 그림 도구를 준비해보자.

이번 글 작성을 위해 정말 오래간만에 종이와 연필을 꺼내 보았다. 손 그림은 디지털과 비교했을 때 필압을 너무 세게 하면 종이에 자국이 나거나, 지우개 사용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마구 고치는 방식이 아니라서 연필 움직임도 신중해져서 오히려 연습에 더 효과적인 면도 있다고 느낀다.
필요한 재료
종이(연습장), 연필(샤프펜슬), 지우개
연습의 목적은 일러스트의 완성이 아니라 사진의 인체 비율 연습에 있다. 따라서 굳이 전문적인 미술 연필이나 채색 도구는 없어도 되고 손에 잡히는 아무 연필과 종이를 준비해도 충분하다. 연필은 샤프 펜슬보다는 연필을 추천하는데 여러 각도로 움직이면서 명암, 농도 연습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2. 러프 스케치하기

모든 준비를 마쳤다면 러프(Rough) 스케치라는 이름에 맞게 거칠게 그리는 단계로 보면 된다. 이 단계에서 디테일한 선은 필요하지 않지만, 인물의 머리나 몸통, 팔, 다리, 손, 발 등의 위치는 정확히 파악하려고 해야 한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인물의 몸을 원과 면, 선 등으로 단순화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예를 들면 머리는 동그라미로, 몸통은 네모로 보는 방식이다. 그래서 각 신체가 어떤 모양과 비율로 어떤 각도에 위치하는지 파악한 다음, 러프하게 완성하면 된다.
3. 스케치 완성하기

러프 스케치 이후에는 부족한 곳을 조금씩 수정해서 그림의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이다. 거칠게 그린 각 부분을 인물 사진과 비교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지우고 선을 고치면 된다.
그래서 지우개 사용할 일도 많은데 꼭 끝이 얇거나 뾰족한 것을 쓰는 것이 좋다. 예로 위의 그림은 여러 곳을 수정했고 구두 위치와 크기도 통째로 바꾼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지우개가 둥글고 뚱뚱해서 자칫하면 다른 멀쩡한 부분도 같이 지워질 때도 있었다.
여담으로 글쓴이도 디지털 방식에 익숙해져서 고치는 선 부분을 잘라서 위치를 옮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현실에서는 가능할 리가 없다.

인물의 신체 위치와 헤어, 액세서리, 옷, 구두 등을 더 수정해서 스케치를 완성했다. 여기까지 왔다면 이번 글에서 정리한 인체 비율과 동작 그리기 연습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드레스의 주름과 무늬도 그리지 않았는데 같은 방식으로 다른 사진으로도 연습을 진행하면 된다.
만약 스케치 상태의 그림을 ‘작품’으로 만들겠다면 조금 더 세부적으로 신경 써야 한다. 위 인물을 예로 들면 전체 그림자와 명암, 드레스 주름과 무늬 정도를 추가하면 될 것 같다.
4. 명암 완성하기

오래간만에 연필과 종이로 그림을 그렸더니 왠지 완성 욕심이 났던 것 같다. 그래서 머리부터 제법 세밀하게 명암을 넣어봤는데 결론적으로 모델 드레스의 무늬가 복잡해서 중간에 포기해버렸다. 만약 단순한 옷이라면 명암 넣기도 수월할 텐데, 괜찮다면 색연필 같은 재료로 컬러 완성을 하는 것도 좋다.
뭐,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의 영역이니 자신이 인체 비율만 연습할 것인지, 아니면 작품 느낌으로 완성할 것인지 생각해서 결정하면 된다.
5. 사진과 그림 비교하기

모든 작업을 마쳤다면 마지막으로 원본 사진과 그림을 겹쳐서 비교해보자. 위는 클립 스튜디오로 사진과 그림을 불러온 뒤 투명도를 낮추고 선을 추가한 모습이다. 이렇게 하면 자신이 사진과 똑같이 그렸다고 생각해도 어느 곳이 같고 다른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위의 스케치는 모델의 얼굴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신체가 전체적으로 앞으로 밀렸고 왼팔 각도도 조금 더 벗어났다. 전에도 인체 그리기 연습을 많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결과인데 오래간만에 그린 것 치고는 그럭저럭 괜찮아 보인다.
그리고 사진의 보라색 선은 인물의 신체 동작 방향을 나타내기 위해 추가하였다. 어깨부터 팔, 몸통, 다리 각도와 움직임을 표현했는데 러프 단계에서 선을 그리고 스케치를 시작하는 것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