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블렛 펜 사용할 때 손에 힘을 빼야 하는 이유

종이에 펜으로 그림을 그릴 때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지는 않는다. 이건 명암 표현에 따라 힘을 주고 빼는 것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익숙해진 것 같다.

그런데 유독 타블렛 펜을 잡으면 손과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의아하다. 딱히 힘을 줘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도 그림을 조금 그리다 보면 느낄 수 있다.


위는 평소 펜을 잡을 때의 손 모습인데 주로 엄지 검지 중지 손가락에 힘이 들어간다. 엄지의 손톱은 검지 가운데를 누르고 있고, 타블렛 펜은 중지를 다시 누르고 있다.


얼마나 힘이 들어가 있냐면 펜에서 손을 떼었을 때, 검지에는 엄지 손톱 자국과 중지에는 타블렛 펜 자국이 남아 있을 정도다. 그렇다고 펜에 아무 힘도 안 들어갈 수는 없겠지만, 그걸 생각하더라도 펜을 쥐는 힘이 너무 강하지 않나 싶다.

추가로 장시간 펜을 잡고 있으면 손날이나 손목에도 힘이 들어가는 것 같다. 하지만 둘 다 미미한 정도이고 그보다 거북목 자세가 나오기 쉬워서 의식적으로 앉는 자세도 신경 쓰는 편이다. 사람마다 펜을 쥘 때 손과 몸 자세가 다를 수 있는데 평소 어디에 힘이 들어가는지 생각해 보자.


손에 힘을 빼야 하는 이유

펜을 조금 세게 잡았다고 해서 당장 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잘못된 펜 그립과 자세가 장기간 이어졌을 때인데 손가락/손목 관절부터 심하면 팔, 어깨, 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관련 증상으로는 터널 증후군(Carpal Tunnel, 수근관)이 잘 알려져 있다. 이건 손목에 있는 수근관이라는 작은 통로 안의 신경이 압박되면서 생기는 증상인데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컴퓨터 작업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손으로 펜을 꽉 잡으면 손목 근육과 힘줄이 수축돼서 신경을 압박한다. 이로 인해 손 전체 감각에 이상이나 염증 등이 발생해서 일상 생활 중 손을 쓰는 동작이나 장시간 그림 작업 등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안 아프고 오래 작업하려면 펜을 잡을 때 손의 힘은 꼭 빼는 것이 좋다. 왜 손에 힘이 들어가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마음이 조금 긴장된 이유가 가장 큰 것 같다. ‘선을 틀리지 말고 빠르게 잘 그려야지’ 그래서 단순한 선을 몇 개 그을 때에도 온 신경을 집중하면서 마음이 경직되기 쉬운 것이 아닐까 싶다.

펜을 잡은 손의 힘을 빼려면 역시 실제로 힘을 빼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래서 그림 그릴 때면 어김없이 손에 힘을 주나 안 주나 체크하고 있다. 여전히 힘이 들어가 있다면 손을 좀 털거나 스트레칭을 하고 다시 펜을 잡는데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손 힘을 빼는 데도 도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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