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는 현실적으로 얼마나 벌까

초기 웹툰 시장은 작품 수가 적고 규모도 작았지만, 점점 독자가 많아지면서 시장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 재미있는 작품은 드라마나 영화, 게임 같은 2차 3차 콘텐츠로 나오는가 하면 아예 K-웹툰으로 해외 수출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웹툰이 산업으로 한창 성장하던 시기에 덩달아 몇몇 인기 작품을 만든 작가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패션왕>의 기안84나 <신과 함께>의 주호민 작가의 경우 각종 TV 방송에 나오면서 대중에게도 웹툰 작가는 하나의 유망한 직업이라는 견고한 인식이 생긴 것 같다. 특히 이런 인기 작가는 웹툰 플랫폼으로부터 억대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웹툰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이 많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감탄할 만큼 고수익을 받는 작가는 전체 작가 중 고작 상위 몇 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비중이 높은 중위층의 경우 일반 회사 월급과 비슷하거나 심지어 수익이 최저 시급에 밑도는 작가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참고로 글쓴이는 도전 만화만 연재하다 중단한 경험이 있는데 수익은 0원이지만, 당시 생활비를 생각하면 오히려 마이너스이다)

이것은 웹툰 작가는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면 고정급이 나오는 직장인 개념이 아니라 프리랜서에 가깝기 때문인 이유가 크다. 물론 플랫폼과 계약하면 원고당 일정 금액을 보장 받기는 하지만, 연재와 수익 정산 방식의 구조상 마이너스 적자가 나오기 쉽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특히 막 데뷔하거나 이미 데뷔했더라도 작품 인지도와 조회수가 낮은 경우 더 심화될 수 있다.

* 작가의 계약 방식은 크게 플랫폼과 직접 계약하거나 에이전시를 통하는 두 가지가 있다. 에이전시는 수수료가 들기는 해도 작품 피드백부터 플랫폼과의 계약, IP 관리 등을 담당해주는 장점이 있는데, 이 글에서는 플랫폼 직접 계약만 이야기하기로 함


웹툰 작가는 얼마나 벌까

먼저 작가가 받는 MG(Minimum Guarantee)라는 수익 개념에 관해 알아보자. MG는 웹툰 한 편당 최소 보장 수익을 뜻하는데 플랫폼마다 작가의 실력과 작품 인기 등에 따라 한 편당 50~100만 원 정도 계산한다는 것 같다. 매주 연재하는 플랫폼이라면 한 달에 4편 연재하는 셈이니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월 200~400만 원 정도 수익을 예상할 수 있겠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금액은 모두 작가에게 돌아가지 않을 때가 많다. 우선 매년 웹툰 퀄리티는 점점 상향 평준화가 되어 왔고 그만큼 독자의 눈도 높아졌다. 당연히 어지간한 수준의 작품은 독자들이 외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웹툰 한 편당 보통 60~70컷에 풀 컬러 완성이 요구되는데 1주일 동안 작가 혼자만 작업해서는 일정한 작품 퀄리티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채색이나 배경을 담당하는 어시스턴트를 모집해야 제때 작업을 마칠 수 있다. 웹툰 한 편당 비용은 적으면 30~40만 원에서 많으면 50~60만 원 이상 갈 때도 있다고 하는데, 결국 이 비용은 플랫폼에서 받은 MG에서 빠져나간다고 보면 된다.

MG에 이어 이번에는 RS라는 개념도 알아보자. RS(Revenue Share)는 이름 그대로 ‘수익 분배’를 뜻하는 말로 회원 유료 결제 매출액을 플랫폼과 작가가 일정 비율로 나누는 것을 말한다. 참고로 MG 가격과 RS의 수익 비율은 플랫폼 계약서에서 확인 가능하다.

웹툰 플랫폼에서의 유료 결제라면 대표적으로 독자가 비용 결제를 한 작품의 다음 주 연재 분을 미리 앞당겨서 볼 수 있는 방식이 있다. (네이버 기준) 보통 웹툰 한 편당 대여 가격은 100~200원(혹은 그 이상)인데 플랫폼은 해당 작품의 누적 판매 금액을 기준으로 총 매출을 계산한다.

여기서 문제가 있다면 연재 중인 작품의 매출액이 작가의 MG보다 낮을 때이다. 예를 들어 MG가 100만 원인 작품에서 결제 매출이 60만 원 발생했다면 결국 40만 원이 마이너스이다. 플랫폼에서 MG를 지급(차감)하는 방식에 따라 저번에 부족한 매출 금액을 채우고 지급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부족한 매출액은 연재를 이어가는 작가에게 마치 빚과도 같은 부담이 된다.

결론적으로 웹툰 작가는 데뷔도 어렵지만, 데뷔 이후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작품 인기가 없으면 수익도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서 우선 도전 만화나 개인 채널 등에 작품을 연재해 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느낀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하더라도 생활이 곤란해지면 활동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마음을 먹었다면 지금 웹툰을 그릴 수 있는 환경은 갖춰졌는지, 작품 한 편 완성에는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사람들 반응은 어떤지 등등 최대한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좋다. 만약 가능성이 있다고 느낀다면 본격적으로 데뷔를 준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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