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위협하는 뱀파이어 세력이 줄어든 가운데, 아직 뱀파이어를 사냥하려는 헌터가 활동하는 시대. 어느 날 앨런가는 뱀파이어 귀족 마이어 링크에게 납치된 여동생 샬롯 구출을 위해 거금을 들여 D를 고용한다.
D는 뱀파이어와 인간의 혼혈 담피르 중에서도 전설과도 같은 실력의 헌터이다. 마이어와 샬롯의 흔적을 찾아 말을 타고 이동하던 D는 같은 의뢰를 받은 경쟁 업자 마카스 용병단을 조우하지만 무시하고 임무를 수행한다.

이어 뱀파이어 소굴 바르바로이를 제 발로 찾은 D는 샬롯을 내놓으라며 위협하는데, 마이어와 간부급 호위병 3은 마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 버린다. D는 용병단의 개입으로 혼란스러워진 틈을 타서 마이어를 따라잡지만 놓치고, 인근 마을에 들러 전투 중 잃어버린 말을 보충한다.

마이어 일행은 잠시 쉬어 가기로 하고 샬롯이 마차 밖으로 나와 햇빛을 쬔다. 이 때 홀로 등장한 용병단 소속 레일라가 눈앞의 D를 적대하며 먼저 샬롯을 데려가려 하지만 마이어의 가시 호위병이 나타나 훼방을 놓는다.


D는 1차적으로 가시 호위병을 제압하는데 뱀파이어의 피가 섞였는지라 햇빛에서 활동 후 지쳐 흙속으로 들어가 체력을 회복한다. 자신의 목숨을 지켜준 D를 보러 온 레일라는 아직 살아 있던 가시 머리에게 공격 받지만, 갑자기 번개를 맞아 죽고 레일라는 다시 D와 대화를 나눈다.
D가 모래 찜질을 하는 상황에서 머리만 남은 가시 뱀파이어는 대단한 위협으로 다가오는데, 레일라를 공격하다가 갑자기 번개를 맞고 리타이어하는 연출은 개연성이 엉망이라는 말 말고 뭐라 표현해야 되나. 번개는 다른 용병단 멤버나 D가 쓴 것도 아니고 그냥 자연산인데 매우 어이가 없다.

한편 레일라와 떨어진 마카스 용병단은 마이어가 지나가려는 다리를 폭파하기로 하고 마차를 묶어두는데 성공한다. 이 와중에 용병단이 샬롯을 데려가려 하자 마이어는 몸이 햇빛에 불타는 건 상관없이 샬롯에게 가서 사랑을 속삭이고. (애초에 샬롯도 납치된 게 아니라 마이어를 따라간 것임)
위기의 순간 늑대 호위병의 활약으로 둘은 다시 마차를 타고 이른바 뱀파이어의 전설의 성이라는 체터로 향한다.

체터 성은 5,000년 전 뱀파이어의 전성기를 연 카밀라 바토리가 만든 성이다. 하지만 젊은 인간 여성을 학살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뱀파이어 왕에게 소멸되었고, 이제 카밀라의 요기가 흘러나와 뱀파이어조차 접근하지 않는 성이 되었다.. 는 설정이다.
설정이 어떻든 고풍스러운 성 작화는 은근히 화려해서 볼 만했다.

체터 성에서는 음흉한 목적을 가진 귀족 성주가 나오더니 마이어를 포함한 모두를 환각술로 정신 못 차리게 만든다. 샬롯을 가지려는 마이어와, 그런 샬롯을 되찾으려는 D/용병단은 과연 성주의 환각을 깨고 각자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작품 감상 후기를 작성해 보자면 먼저 캐릭터나 배경, 특히 액션 작화가 괜찮았다고 느낀다. 2000년 개봉작이지만, 그렇게 촌스럽다거나 크게 엉성한 부분은 느끼지 못했다. 캐릭터들의 신장이 크고(D는 12등신 정도는 되는 듯) 얼굴이 서구적인 것도 작품의 개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세계관 설정과 스토리에 있었는데, 우선 주인공인 D의 설정인 인간 + 뱀파이어 혼혈이나 활약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없다.

여기에 기생수처럼 D의 왼손에 기생하면서 공간을 흡수하는 능력을 보이는 못생긴 설명충에 관한 설명도 찾을 수 없다. D는 작품의 주인공인데 시종일관 베일에 싸인 부분이 많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마이어와 샬롯의 러브 스토리 설명이 완전히 배제되어 있어서 스토리 전개에도 공감하기 어려웠다. 적어도 둘이 어떻게 만나고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설명은 해 줘야 하지 않나. 갑자기 악당 귀족이 나타났고 주인공과 용병단은 납치된 공주를 구하러 가는 굉장히 단순하고 선형적인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마이어와 샬롯이 굉장히 평면적인 캐릭터라는 설정도 작품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물론 성주라는 진짜 빌런이 있기는 하지만, 원조(?) 빌런인 마이어는 마지막 순간에도 그저 샬롯과의 사랑만 생각하고 감정적인 큰 무언가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매력이 없고 재미도 떨어진다.
무미건조하고 기복 없는 성격의 D도 이 부분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용병단의 레일라가 조금이나마 입체적인 캐릭터라는 점이 그나마 스토리 면에서 플러스 요소로 작용한다고 느꼈다.
끝으로 제법 화려하고 개성있는 뱀파이어 작화에 끌린다면 스토리가 아쉽기는 해도 이 작품을 보는 것은 그럭저럭 추천할 만하다. 특히 같은 감독이 앞서 만든 준 야구 동영상이나 다름 없는 <요수도시>와 같은 노골적인 성적 표현은 없어서 쓸데없이 불편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