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인류가 화성을 거주지로 개척하여 살아가는 23세기 어느 시점. 군사 기업 로이재커사로부터 프로그램 해커 체포의 의뢰를 받은 사설 탐정 알린 루비는 동료 카를로스 리베라와 함께 지구로 향한다.
추격 끝에 해커 로베르타 윌리엄스를 붙잡는데 성공한 알린과 카를로스는 지구와 화성을 오가는 Mars Express 우주선을 타고 화성에 돌아온다.

로베르타와 알린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화성 도시 녹티스로 돌아오자 로베르타 수배는 없던 일이 되어 버렸는데. 허탈해하던 알린은 며칠 뒤, 인공 두뇌학을 공부하는 대학생 딸 준 쇼우와 그녀의 룸메이트를 찾아 달라는 준 부친의 의뢰를 받아 다시 움직인다.

사라진 준의 단서는 학교 CCTV를 통해 발견할 수 있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녀가 프로그램을 입력하던 로봇에 이상이 생겼고 자유 의지가 생긴 로봇은 준을 무시한 채 어딘가로 이동해버렸다.
수사를 이어가던 알린은 마침내 성인 클럽에서 매춘 일을 하던 준과 그녀가 자신을 복제한 백업 로봇을 찾아낸다. 집안이 어려웠던 준은 막대한 학비를 스스로 마련하고자 백업을 만들어 돈을 벌고 있었던 것인데. 그 순간, 준을 노린 신체 강화 인간 증강자들이 찾아온다.

알린과 카를로스는 증강자들의 공격을 피해 준을 데리고 클럽에서 탈출하는가 싶었지만, 끝내 준은 어딘가에서 날아온 총알을 맞고 사망한다. 준의 대학교에서 날뛰었던 로봇을 시작으로 기숙사에서 발견된 룸메이트의 시체와 정체불명의 알약 그리고 준과 백업을 죽인 증강자까지.
알린은 의문 투성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해커 로베르타를 찾아갔다가 깜짝 놀랄 이야기를 듣는다. 로베르타는 로봇 제어 소프트웨어 S.A.P를 개발했지만, 로이재커사가 이를 훔쳤고 앞서 대학에서 준이 로봇에 프로그래밍하려던 것이 S.A.P라는 이야기였다.
여전히 의문이 가득했지만, 사건의 배후에 로이재커사와 CEO인 크리스가 얽혀 있는 것은 분명했다. 이에 알린과 카를로스는 더러운 내막을 캐기 위해 행동에 나섰고 마침내 거대한 반전을 맞이하는데.

작품은 23년 프랑스에서 개봉한 SF 장르의 애니메이션이다. 먼저 작화를 보면 인물은 2D 툰 쉐이딩에 건물이나 기계, 로봇, 자동차 같은 복잡한 오브젝트는 3D 입체로 만들어 접목한 2.5D 방식으로 보인다.
그래서 전체적인 그림 밀도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가벼움과 무거움의 조합이 적절했다고 느낀다. 글쓴이 개인도 애니메이션 제작 희망자로서 기회가 되면 이 방식은 꼭 배워보려고 한다.

이어서 작품이 그리는 23세기 미래 세계관에는 설득력이 있다고 느꼈다. 이미 현실에서도 가사 도우미나 반려 로봇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200년 정도가 지나면 작품에 나오는 정교한 로봇들이 일상에 파고드는 것은 허황된 상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 고도화된 로봇에게 어디까지 자유 의지를 허가하느냐는 미래의 인류가 꼭 고민할 문제라고 본다. 작품에서는 노비그라드 전쟁이 언급되는데, 로봇들이 인간이 걸어 둔 시스템 통제를 벗어나 행동해 발생한 전쟁이다. 이후 인류는 다시 통제를 강화했지만, 로이재커의 음모로 인해 결말에서 로봇들은 어떤 행동에 나선다.
‘기계 복합체인 로봇을 과연 인간과 같은 인격체로 볼 수 있을 것인가. 설령 그렇지 않다면 과연 인간은 로봇을 어디까지 제어할 수 있을까.’ <화성특급> 애니메이션의 주요 메시지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이 로봇의 자유 의지를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매트릭스>와는 결이 다르기도 하다.

전체적인 스토리 진행은 사건이 일어나고 주인공들이 숨어 있던 진상을 따라가는 방식이 괜찮았고, 로봇과 증강자가 나오는 사이버펑크 설정인 만큼 액션도 제법 화려해서 볼만하다고 느꼈다.
여기에 주요 캐릭터의 성격과 행동의 동기도 명확했고 특히 주인공인 알린과 카를로스의 조합도 좋았다. 기본적으로 둘은 거침없이 직접 부딫히며 문제를 풀어나간다. 카를로스는 5년 전 노비그라드 전쟁 때 죽었다가 백업으로 부활했는데, 로봇 신체의 장점을 살려 알린과 활약하는 모습은 SF 장르에도 잘 어울린다.
SF 장르에 관심이 있다면 <화성특급>은 작화에 부담이 없고 로봇과의 공존에 관해 생각해볼 계기도 있어 추천할 만하다.